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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안 먹는 아이 엄마가 시도해 본 몇 가지 방법
> 오피니언    |   2019년04월22일
이미선 (press@leadmom.com) 기자 
[2019년 4월 22일] - 결혼 전에 육아 예능을 즐겨 보면서 아이들은 다 사랑이, 삼둥이처럼 잘 먹는 줄 알았다. 내 아기가 잘 안 먹는 아기일 거란 경우의 수는 단 한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그랬기에 다른 집 아기들이 한 번에 200ml 씩 분유를 먹을 때 120ml 도 채 못 먹고 남기는 내 아기를 보며 엄청난 혼란에 빠졌었다.

내가 뭘 잘못한 건지 종일 핸드폰을 손에서 놓지 못하고 블로그, 카페 모조리 뒤지며 현존하는 잘 먹이는 방법이란 방법은 모두 시도해봤지만 효과가 없었다. 당연히 몸무게는 점점 또래에 비해 뒤쳐지기 시작했고 소아과 선생님께도 이런 저런 조언을 들었지만 결과적으로 그 어떤 것도 우리 아기의 입을 벌리진 못했다.


 


그렇게 시간이 흘렀고 그 아기는 이제 유치원을 다니지만 여전히 먹는 문제는 우리 아이 육아의 가장 큰 화두이다.


밥 잘 먹게 해준다는 영양제

아이가 두 돌이 됐을 무렵 그간 신중히 고민하던 소위 밥 잘 먹게 해준다는 영양제를 드디어 먹여 보기로 결심했다. 너무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클 것이기에 별로 기대하지 않으려고 애쓰며 그저 하루하루 꾸준히 먹였다. 6개월쯤 지났을까, 추석이 다가오던 어느 날 아이가 갑자기 밥을 잘 받아먹기 시작했다. 드디어 효과가 나타나는 구나 생각하며 쾌재를 불렀지만 기쁨은 2주를 채 넘지 못했다. 그 후로 4, 5병을 더 먹였지만 우리 아이는 적어도 밥 잘 먹는 데에는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나 또한 3병째부터는 기대를 버리고 그냥 영양제의 개념으로 생각하고 먹였다.



◎상급병원 정밀검진


사실 정밀검진은 엄마인 내가 결정해서 하게 됐다기 보다는 영유아검진에서 아이의 체중이 너무 미달이라 담당 의사 선생님께서 소견서까지 써 주시며 가보라고 당부하셨기에 얼결에 하게 된 것이다.

소변검사에 피검사, 엑스레이까지 찍었지만 결과는 모든 것이 정상이었고 선생님의 조언 역시 요약하자면 그냥 어떻게든 더 잘 먹여보라는 것이 것이었다. 결과를 듣고 나니 허무했고 또 후회도 됐다.

사실 생각해보면 우리 딸은 이 정도 몸무게일 수밖에 없는 것이 오히려 당연할 정도로 딱 그만큼만 먹었었기에 살 찌지 않는 데 무슨 다른 이유가 있었을까 싶다. 게다가 잘 안 먹는 것 말고는 놀거나 자는 등의 일상생활은 아무 문제가 없고 언어는 오히려 또래보다 발달이 빠른 지극히 정상적인 아이인데 더 지켜보지 못하고 쥐 잡듯이 살 안 찌는 다른 원인을 찾아보겠다고 아이에게 힘든 검사들을 받게 한 것이 미안했다. 잘 나오지도 않는 피를 몇 병 씩 뽑으며, 동생 임신중인 엄마 대신 할아버지와 엑스레이 찍으러 들어가며 목청이 찢어 질듯 울던 아이의 모습이 아직도 가슴 아프게 남아있다.



◎성장을 돕는 영양식

정밀검사 후 영양사와의 상담에서도 추천 받았고 또 다른 많은 엄마들의 후기에서도 눈여겨 봤던 각종 영양식 제품들을 또한 시도해봤다. 처음에 구매한 것은 미국 제품으로 단 맛의 우유였는데 아이들이 달달하니 잘 먹는다고 해서 단 것을 좋아하는 우리 아이가 잘 먹어주길 기대하며 오랜 시간을 기다려 받았지만 대 실패였다. 내가 맛보니 정말 몸서리 쳐지게 달았는데 아마도 우리 딸도 그렇게까지 단 맛은 입에 맞지 않았던 듯 싶다.

그래서 그 다음엔 국내 제품 중에 물이나 우유에 타 먹는 가루 형태를 한 통 구매했는데 내 입맛엔 미숫가루 같기도 하고 괜찮았지만 우리 딸은 이마저도 맛이 이상하다고 거부했다. 날린 돈도 속 쓰렸지만 그보단 아이를 살 찌울 수 있을 일말의 희망이 아예 물거품이 된 것에 대한 답답함이 더 컸다.



◎시간 내에 안 먹으면 치우기, 간식 없애기


두 돌 전후 당시만 해도 내가 무조건 떠먹여주던 시기였고 한참을 입에 물다가 조금씩 씹어 삼키는 습관 때문에 식사 시간이 한없이 늘어지곤 했었다. 그래서 하루는 마음을 단단히 먹고 스스로 먹게 한 뒤 30분이 지나면 치워버리는 전략을 써 보기로 했다. 또한 밥을 제대로 먹지 않으면 그 다음 끼니까지 간식을 일절 제공하지 않는 것도 병행했다.

하지만 결과는 또다시 엄마의 참패였다. 지금 생각해보면 스스로 떠먹는 훈련부터 차근차근 시도했어야 했는데 무작정 혼자 먹으라고 놔두니 아이도 막막했을 것 같다. 또한 워낙 식욕이 많지 않은 아이이기에 엄마가 시간이 다 됐다며 식사를 치워버려도 아쉬워하거나 안타까워하는 내색이 전혀 없었다.

다만 간식이 없다는 사실엔 좌절하기도 했지만 그것이 다음 끼니를 더 잘 먹게 해주는 기폭제가 될 만큼은 또한 아니었다. 얼마간을 더 지켜봤지만 상황은 나아질 기미가 손톱만큼도 보이지 않았다. 결국 그때의 난 다시 떠먹여서라도 일단 키워보자는 노선으로 복귀했다.


동영상 보여주며 먹이기

책과 장난감으로 환심을 사가며 떠먹이는 것도 한계에 부치자 나는 웬만하면 꺼내고 싶지 않았던 동영상 보여주기 카드를 꺼내 들었다. 처음엔 확실히 동영상을 보여주니 아이가 떠먹여주는 밥을 넙죽넙죽 잘 받아 먹었다. 몇 일간은 효과가 좋아 보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아이는 입에 밥을 머금고 화면에만 눈을 응시한 채 씹지도 삼키지도 않았고, 나는 빨리 씹어 먹으라고 채근하는 일이 잦아졌다.

외출해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다 저쪽 테이블에서 우리 아이처럼 동영상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영혼없이 엄마가 떠먹여주는 밥을 질겅질겅 씹는 아이를 본 순간 마음을 고쳐 먹었다. 동영상을 봐서 잘 먹는 것도 아닌데 굳이 더 시도할 이유가 없었고 설사 동영상 때문에 잘 먹게 되더라도 아이에게 식사 시간이 매번 영혼없이 기계적으로 음식을 씹어 삼키는 일이 되 버리는 건 정말 아닌 것 같았다. 특히나 외식은 아이가 차라리 밥을 좀 덜 먹더라도 온 가족이 눈을 마주치며 대화도 하고 화기애애한 시간이 되길 바랬기에 동영상 보여주기는 그 날 이후로 미련없이 끊어버렸다.


결국 이런 저런 시도 중 그 어떤 것도 정답이 돼진 못했다. 아이는 어떤 날은 다른 날보다 잘 먹기도 하고 혹은 더 안 먹기도 했다. 몸무게는 계속 더디 늘었고 덩치로 보나 키로 보나 또래보다 한 살 아래 동생처럼 보인다. 속상하고 안타깝지만 인정할 것은 인정하기로 했다. 하지만 계속 아이를 크게 할 방법들을 찾고 또 찾아 시도할 것이다.

남들에게 통한 방법이 내게도 꼭 만능이란 법이 없다는 것은 이미 앞선 몇 번의 실패로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단 1프로의 가능성이라도 있다면 아이에게 해가 되는 것이 아닌 한도 내에서 뭐든 시도할 생각이다. 그것이 우리 딸처럼 밥을 잘 안 먹는, 그래서 더디 자라는 아이를 키우는 나 같은 엄마가 오랜 시간 고독하게 걸어가야 할 숙명과도 같은 길일 것이다.



글쓴이 : 신지현
잘 먹지 않는 아기, 그래서 남들보다 조금 작은 아기를 키우고 있다. 평범한 엄마로서 아이를 잘 먹이기 위한 뾰족한 묘책은 없지만 아이의 식습관 교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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