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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움과 화…아이의 부정적인 감정을 대하는 부모의 자세
> 테마교육    |   2019년05월28일
정지은 (babygirl@leadmom.com) 기자 
[2019년 5월 28일] - 만 4세가 되는 첫째 아이는 초보 엄마인 저에게 많이 ‘당했던’ 것 같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아이에게 너무 미안하고 아이가 안쓰럽다는 마음까지 듭니다. 당시 저는  아이와의 ‘기’싸움, 그 어처구니없는 힘의 대결에서 절대로 지지 않으려고 애를 썼습니다.

아이가 돌이 되기 전에는 아이의 모든 음식을 정량화해서 먹였고, 식사/낮잠/밤잠 스케줄이 지켜지지 않은 날에는 엄청난 스트레스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아이가 먹기 싫어하는 음식일지라도 꾸역꾸역 어떻게든 먹이려고 했고, 아이가 음식을 더 먹고 싶어 하는 낌새는 알아차릴 새도 없이 다음 스케줄로 옮기기 바빴습니다.

아이가 돌이 갓 지난 후부터는 아이를 제대로 훈육해보겠다는 일념으로 타임아웃, 일명 ‘생각하는 의자’나 ‘벽 보고 서기’ 등을 시키며 아무것도 모르는 엉뚱 발랄 쾌활한 아이에게 곤혹스러운 환경과 분위기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초장에 아이를 잡아서 아이에게 끌려다니지 않으려 신경을 곤두세웠던 제 모습이 참 부끄럽습니다. 그런 제게도 변화와 반성의 시기가 찾아왔습니다. 둘째 아이를 낳고 얼마 지나지 않아 문득 깨닫게 된 것입니다. 그동안 첫째 아이가 느꼈을 무심함이 얼마나 컸을지를 말입니다. 어리버리 초보 엄마로서 엄습했던 두려움과 어려움은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 그 이상으로 컸습니다. 또한 아이는 사랑스러웠지만 아이에 대한 이해와 관찰은 없었기에 그간의 실수가 있었다고 고백합니다.

아이가 돌이 될 때까지 손이 참 많이 가는 것이 사실입니다. 저도 여느 엄마들과 마찬가지로 잠을 자지 못하는 날이 샐 수 없이 많았습니다. 밥을 제때 챙겨 먹지 못해 밤마다 배에 가스가 수시로 찼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아이를 재우고, 깨우고, 먹이고, 입히고, 씻기고, 놀리고 하는 등의 일과는 ‘오늘의 과제’라는 이름으로 저를 압박했습니다. 과제를 완벽히 수행한 날이면 정말 행복하고 만족스러웠습니다. 하지만 과제가 제대로 되지 못한 날이면 아이가 잘못되는 건 아닌지 무서웠고, 엄마로서 자격 미달이라는 자멸감을 견뎌내야 했습니다. 그래서인지 첫째가 태어나서 보송보송했던 1년 남짓의 기간 동안 행복했던 기억이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둘째 아이가 태어나면서 이런 상황에도 변화가 생겼습니다. 첫째 아이 때 겪었던 경험들을 바탕으로 ‘오늘의 과제’를 해내는 실력이 좋아지고 노하우가 쌓였기 때문인지 둘째 아이를 바라보는 제 모습에 여유가 생겼고 아이의 필요와 반응을 면밀히 살피는 것도 제법 자연스러워졌습니다.
덩달아 첫째 아이를 바라보는 시각과 태도에도 많은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오늘의 과제’가 아닌 ‘나의 아이’가 보이기 시작한 것입니다.  첫째 아이가 하는 행동과 제스처, 표정과 말투 그리고 심지어 머리카락을 이따금씩 빠는 습관에서도 아이의 속마음이 보였습니다. 이때부터 아이와 더 각별한 사이가 되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습니다. 아이의 순진무구한 아이다움은 그저 보호해주고 싶고, 아이가 감정 조절이 미흡할 때는 안타까워하는 저를 발견하게 됐습니다.

저는 이렇게 ‘과제 충실형’ 엄마에서 ‘관계 형성형’ 엄마로 바뀌고 있습니다. ‘오늘의 과제’도 중요하지만 ‘나의 아이’와 매일 발전적인 관계를 기대하는 엄마가 되기로 작정했으니까요. 어린이가 되고 있는 첫째 아이를 보면서 ‘어떻게 하면 아이와 더 각별하고 발전적인 관계가 될 수 있을까’를 늘 고민이 됩니다.

아이의 의사 표시와 감정을 무시하지 않고 인정해주는 것이 관계를 탄탄하게 만드는 초석인 것은 알지만, 실제로는 쉽지 않은 일입니다. 때때로 아이가 무서워하거나 화가 나는 등의 부정적인 감정을 표출 할 때면, 저는 적절한 지침을 알려주기보다 저 스스로 더 혼란스럽고 곤란할 때가 훨씬 많았습니다. 이는 비단 필자만의 고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번 칼럼을 통해 아이의 감정 중 두려움이나 화를 부모가 어떻게 다뤄야 할지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두려움

두려움이란 감정은 아이들에게 여러모로 유익한 점이 많습니다. 혹여나 스스로가 불쾌하거나 난처해질지 모르는 일에 아이들은 자신의 행동을 조심하고, 상황을 스스로 회피/경계합니다. 두려움은 아이들의 ‘방어 메커니즘’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하지만 어린 아이에게 허락된 다양한 경험들이 두려움이라는 언뜻 드는 감정 때문에 제한될 수 있다는 점에서 아쉽기도 합니다. 두려움은 아이들을 새로운 체험과 경험의 장으로 초대하는 감정이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이 약간의 위험을 감수하고도, 새로운 도전과 탐구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부모의 지도와 격려가 필요합니다.

아이가 두려움을 느낄 때 부모로서 도울 수 있는 세 가지 방법을 소개합니다. 



- 아이가 두렵다는 것을 적극 인정해주세요.


첫째 아이는 높은 곳을 두려워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다른 또래 애들에 비해 몸집도 크고, 키도 큰 아이가 무섭다고 징징대며 미끄럼틀 위에서 내려오지 못하는 것을 볼 때면 조금 답답한 마음이 들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뭐가 무서워~. 그냥 재밌게 내려오면 돼~ 슝~ 무서운데 어떻게 올라갔지? 이제 내려올 차례~!”라고 반복적으로 아이를 종용해보지만 아이는 “그냥 내려갈래”라며 계단으로 다시 터벅터벅 내려오곤 합니다.

저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던 미끄럼틀이 아이에게는 겁이 나고 눈물이 날 만큼 두려운 대상인 것입니다.

아이가 두려움을 표현할 때 그 감정을 무시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반응해주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용기 내서 높이 올라가긴 했는데 막상 미끄럼틀로 내려오려니 무섭지? 괜찮아. 엄마도 어렸을 때 너처럼 미끄럼틀 무서워했어.”라고 말해준다면 아이는 자신의 두려운 감정이 고스란히 부모에게 전달이 됐고, 자신은 부모의 지지를 받고 있다는 일종의 안도감과 격려를 함께 느낄 수 있습니다.



-  부모의 모습을 통해 두려움을 극복하는 방법을 학습합니다.

아이들은 두려움의 감정을 다른 사람에 의해 느끼기도 하지만 반대로 두려운 마음을 다른 사람을 통해 이겨내기도 합니다. 한 예로, 강아지를 무서워하는 아이는 강아지에게 다가가기도 무섭고 만지는 것은 상상도 하기 싫습니다. 이런 아이는 어떤 어른과 아이가 강아지를 친절하고 편안하게 쓰다듬는 관경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두려운 마음이 사그라진다고 합니다.   



-  아이가 두려움을 느끼는 대상을 친숙하게 느끼도록 도와주세요

무엇인가를 두려워하는 아이에게 그 대상을 작은 스케일로 경험하도록 도아주세요. 두려움을 극복하는 데 효과가 있습니다. 또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아이가 욕조에 들어가는 것 자체를 무서워한다면 싱크대나 작은 바가지에 물을 받아서 아이가 그 물로 마음껏 놀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입니다.

두려움을 유발하는 대상을 역할 놀이(인형 놀이)의 소품이나 등장 인물 등으로 활용하는 것도 두려운 마음을 극복하는 데 좋은 방법입니다.







화라는 감정 역시 두려움과 동일하게 유익한 면이 많습니다. 아이들은 자신을 표현할 때, 자신을 보호할 때 그리고 자신의 욕망과 갈망이 무너질 때 등등에서 화를 냅니다. 그리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고자 열심히 어떤 일을 할 때에도 화를 내는 경우가 있습니다.

화가 울음이 되기도 하고, 누군가에게 해를 입히거나 물건을 던지는 등의 폭력성으로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이 때문에 아이들이 스스로 감정을 조절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합니다.

화가 난 아이에게 다음의 다섯 단계를 통해 감정을 조절하고 절제할 수 있도록 가르칠 수 있습니다.



1단계
아이의 감정을 읽어줍니다



아이가 겪은 상황을 파악하고 아이가 화가 날 수 있다는 마음을 알아줍니다.

예) "네가 얼마나 화가 났는지 알 것 같아.” “동생이 인형을 냉큼 가져가니까 화가 났지?”



2단계
화를 해소하는 방식을 알려줍니다


화가 나는 감정을 해소할 수 있는 여러 방식을 일러줍니다.

예) “너 화가 나서 동생을 물었지? 그러지 말고 화가 날 때 대신 이 손수건을 물어~”, “밖에 (거실이나 다른 방)나가서 몇 바퀴 돌고 와(앉아서 좀 쉬어). 그래도 분이 안 풀리는지 보자”



3단계
아이를 진정시킵니다


아이가 화가 나는 감정을 추스를 수 있도록 대안을 제시합니다.

예) “화가 진짜 많이 났구나. 엄마 무릎에 앉아볼까?”, “기분이 안 좋을 때 이 찰흙(혹은 말랑말랑한 물체)을 만지면 기분이 좀 나아지던데. 한번 해볼래?”



4단계
화가 난 아이에게 지나치게 친절하지 마세요


아이가 화를 낼 때 아이의 감정을 읽어주고 이해해주고 진정시키려고 지나치게 친절하고 상냥하게 대응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내가 화를 내면 부모가 더 큰 사랑과 관심을 보인다’는 착각을 하게 할 수 있습니다. 또한 ‘부모가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무언가를 해줄 테고, 상황이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바뀐다’는 일종의 공식을 믿게 하기도 합니다. 같은 상황이 반복되면 화를 내는 빈도도, 강도도 높아지게 마련입니다.
따라서 화가 난 아이에게는 짧고 알아듣기 쉬운 언어로 대응하는 것이 좋습니다.



5단계
아이가 감정 조절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조력합니다


아이가 화가 난 이유는 분명히 있습니다. 저를 포함한 부모님들은 대체로 “도대체 화가 난 이유가 뭐니?”라며 그 이유를 찾기 바쁩니다. 아이가 화가 난 원인을 찾기보다는 아이가 화가 났다는 것을 인지하시고 나중에 그 감정을 조절할 것인지 아니면 그 감정을 폭발시킬 것인지를 인내하며 지켜봅니다. 아이가 스스로 감정을 진정시키는 감정 조절 능력을 보일 때는 그 노력과 과정을 아낌없이 칭찬해 줍니다. 하지만 아이의 화가 증폭돼 폭력적인 형태로 분노가 표출된다면 다소 엄격한 어조와 단호한 태도로 앞에서 언급한 세 단계를 반복적으로 주지시킵니다.





‘오늘의 과제’가 산적했던 육아맘이었는데  ‘나의 아이’가 보이기 시작한 이후부터 아이는 온몸과 마음, 모든 정성을 다해 저와 의사소통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소위 사람들이 부정적인 감정이라고 일컫는 두려움이나 화라는 감정을 통해서도 아이는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일지 모릅니다. 아이가 건강하게 자신의 감정을 표출하도록 도와주는 조력자이자 아이와의 관계를 더욱 각별하게 만드는 비결을 가진 부모가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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