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드맘 즐겨찾기 로그인 블로그 카페
"동생 생기면 경쟁심에 더 잘 먹겠지?" 기대vs현실
> 오피니언    |   2019년09월02일
윤진아 (yun_jina@leadmom.com) 기자 
+ write 신지현
잘 먹지 않는 아기, 그래서 남들보다 조금 작은 아기를 키우고 있다. 평범한 엄마로서 아이를 잘 먹이기 위한 뾰족한 묘책은 없지만 아이의 식습관 교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둘째를 임신 중일 때 많은 분들이 동생이 태어나면 안 먹는 첫째가 경쟁심에라도 잘 먹게 될 거라고 얘기해주곤 했었다. 나 또한 은근 기대를 했다.
둘째가 태어나고 분유를 먹고 이유식을 먹을 때까진 두 아이가 먹는 음식이 다르니 첫째 아이가 경쟁심이라는 것을 크게 느끼진 않는 듯했다. 그러다 둘째가 유아식으로 넘어가니 그제야 조금씩 반응이 오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것은 내가 기대했던 것과는 ‘정반대’의 반응이었다.


 


먹는 양은 그대로, 스트레스만 더 받은 첫째



처음엔 내가 실수를 했다. ‘비교’하는 말을 무심결에 해버린 것이다.


“동생은 이만큼이나 다 먹었는데 똘망이는(애칭) 아직 다 못 먹었네?”


자극받으라고 한 말인데 생각해보니 해서는 안 될 비교의 말이었다. 그렇게 한 번 실수를 하니 식사 시간에 뭐라고 입을 떼기가 어려워졌다. 그래서 그냥 각자에게 잘 먹도록 독려만 했는데, 문제는 내가 둘째에게 ”잘 먹네”, “잘하네”라고 칭찬해주는 말도 첫째 아이에겐 스트레스기 된다는 것이었다.


둘째에게 “잘 먹네”라고 하면 첫째는 즉각 “엄마, 나는? 나도 잘 먹어”라고 물으며 동생이 듣는 칭찬을 몹시 신경 쓰는 듯한 눈치였다. 나름 둘에게 번갈아 칭찬을 해주며 먹이지만 아무래도 아직 어린 둘째에게 그 옛날 첫째에게 했던 것처럼 폭풍 칭찬으로 즐거운 식사 시간을 만들어주고 싶어 더 많은 칭찬의 말을 했던 것이 첫째의 신경을 건드린 것 같다.



“동생 잘 먹어서 미워!”


어느 날은 식사 시간도 아닌데 뜬금없이 첫째가 “동생 미워!”라고 했다. 이유를 물어보니 ‘밥 잘 먹어서 밉다’고 하는 것이 아닌가. 그 순간 깨달았다. 너무너무 안 먹는 첫째에 비하면 신기할 정도로 잘 먹어 그나마 나의 숨통을 틔워주는 둘째가 첫째에겐 일종의 위기감을 불러일으키는 존재라는 것을 말이다.


아이가 ‘잘 먹는 아이=엄마의 사랑을 더 받는 아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아 첫째에게 너무도 미안했다. 둘째는 잘 먹어서 남편은 물론이고 친정 부모님과 시어머니까지 무심결에 둘째 칭찬을 하곤 했는데, 그걸 지켜보며 어른들의 대화를 다 들은 첫째의 마음은 어땠을지 헤아려주지 못한 나의 무심함이 뒤늦게 후회됐다.



아이 둘과 식사시간, 내가 조심하는 세 가지


수없는 해프닝과 시행착오 끝에 나는 아이 둘과 식사 시간을 가질 때 몇 가지 조심하고 챙기는 것들이 생겼다.



- 두 아이 모두 칭찬하기
우선 ‘잘 먹는다’에 대한 칭찬의 말을 할 경우에는 무조건 둘 다에게 공평하게 하려고 한다. 가끔 둘째가 너무 잘 먹어 나도 모르게 “진짜 잘 먹네” 소리가 나올 때가 있는데, 그러면 곧바로 “누나 닮아서 동생도 밥을 잘 먹는다. 그치?”라며 첫째의 마음도 챙긴다.



- 첫째에게 먼저 주기
식사든 간식이든 무조건 첫째 먼저 준다. 식사는 그래도 나은 편인데, 과자나 간식은 서로 먼저 달라고 손을 내밀 때가 있다. 그럴 때도 항상 첫째에게 먼저 준다. 둘째가 더 잘 먹고 더 많이 먹을 것을 알지만 그래도 서열은 지켜줘야 한다고 생각하기에 둘째가 먼저 달라고 했을지라도 첫째에게 먼저 쥐여주려고 의식적으로 노력한다.



- 둘째에게 더 많은 양 주지 않기
둘째가 더 많이 먹는다고 해서 둘째에게 더 많은 몫을 처음부터 배식하지 않는다. 가령 계란말이를 하면 전체 중에 결국 둘째가 먹어치우는 양이 더 많다는 걸 알기에 처음부터 둘째에게 더 많이 퍼주고 싶지만 그래도 공평하게 담아준다. 엄마가 식판을 내올 때 서로가 서로의 식판을 쳐다본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양을 넉넉히 준비해서 두 명에게 공평하게 퍼주고 일부는 남긴 뒤 둘째가 더 원하면 남겨둔 양에서 추가로 제공한다.



 


먹는 걸로 경쟁시키는 건 조심스러워요

형제자매와의 경쟁심으로 밥을 더 잘 먹게 하겠다는 전략은 실상 굉장히 조심스러워야 하는 것 같다. 내 경험상 아무리 말을 조심스럽게 해도 결국은 비교로 들리기 쉽고, 오히려 조금 먹는 아이 입장에서는 스트레스만 가중될 뿐 식사량을 늘리는 데는 큰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 또한 이 때문에 동생에 대한 부정적인 정서만 부추길 수도 있다.

첫째는 요즘도 둘째가 먼저 먹고 자리를 떠나면 “내가 졌다”하며 시무룩해한다. ‘동생은 좀 빨리 먹는 것일 뿐 먹는 양은 네가 더 많다’고 얘기해줘도 아이는 그저 이기고 지는 것에 집착하는 눈치다. 초반 나와 어른들이 잘못 부추긴 경쟁심리 때문에 아이는 식사시간을 레이스 하는 기분으로 임하는 지도 모르겠다. 뒤늦게 바로잡아주려 노력하지만 쉽지가 않다.


 
필자처럼 식사량이 차이 나는 아이 둘을 앉히고 밥을 먹일 엄마들에게 이 미숙한 엄마의 실수와 고군분투가 더 많은 고민과 조심성을 바탕으로 식사시간을 접근하게 되는 계기가 되길 바라본다.





COPYRIGHT 리드맘 - (주)오감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윤진아 이기자의 다른뉴스보기
[관련뉴스]
- 관련뉴스가 없습니다.
트위터로 보내기 미투데이로 보내기 요즘으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기사스크랩
엄마의 다이어트, 안녕하신가요? (2019-09-11 12:28:58)
아이에게 화가 날 때 마음을 다스리는 방법 (2019-08-27 01:37:51)
[칼럼] 영유아기 애착관계 형성은 ...
산부인과 의사는 여성VS남성! 선택...
산부인과 첫 방문…당당하지 못한 ...
미쳤어! 임신이야! [임신일기]
아이를 혼내는 남편에게 화가 나는...
[육아에세이] 아이를 낳기 전 저의...
[이기자의 지주사] 색연필 3종 비...
[육아 에세이] 혼자만의 외출이 가...
[칼럼] 애가 둘인 아줌마, 나도 '...
[칼럼] 두 아이 엄마의 희로애락
아이의 똥이 까맣다? 대변 상태로 보는 ...
건조한 날씨에 내 아이 피부 지키...
아이의 분리불안…초보맘의 소박한...
내 아이 자존감 높이는 놀이의 원...
하루종일 "으르렁" 형제자매간 다...
more
리드맘 뉴스, 기획, 리뷰는 최신 트렌드...
리드맘은 육아관련 최신 정보를 제공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