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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1년 공부 스트레스 주지 않겠다던 엄마, 1년 후 [육아에세이]
> 오피니언    |   2020년01월09일
이미선 (press@leadmom.com) 기자 
[2020년에 9살이 된 아들과 6살이 된 딸을 98% 독박육아로 키우는 육아맘의 '리얼', '생생', '살벌'한 육아 이야기]




이의 초등학교 취학통지서를 받고 만감이 교차했던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1학년이 끝났어요. 제 때는 겨울방학과 봄방학이 따로 있었지만 요즘은 겨울방학만 해요. 이제 두 달이라는 긴 겨울방학이 끝나면 아이는 2학년이 된답니다.


1년 전, 저는 아이가 저학년일 때는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를 주지 않겠다고 생각했었어요. 지금도 그렇게 하고 싶어요. 그런데, 초등학교생활은 제가 생각했던 방향으로만 흘러가지는 않았어요. 2학기 중반부터 저는 아이에게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를 줄 수밖에 없는 엄마가 됐답니다. 왜일까요?


이번 글에서는 제가 아이에게 공부를 강요하게 된 이유와 공부를 시키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해요.





저희 아이는 방문학습지를 통해 취학 전부터 한글과 수학을 공부했어요. 제 입장에서는 공부라기보다 '그래도 학교 가야 하니 선생님과 공부하는 시간 정도는 필요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었어요. 주변에서 많이들 하니 저도 시켜봐야겠다는 일종의 '구색 맞추기'식이었지요. 학습지 선생님이 해야 한다고 내주신 숙제는 당연히 뒷전이었어요. 당시 저는 '선생님하고 공부했으면 됐지 굳이 또 공부를 시켜야 해? 노는 게 다 공부야~. 공부는 할 때 되면 알아서 해~."라는 입장이었어요.



어차피 학교에서 다 가르친다고요? 그것만으로는 부족해요



그렇게 아이는 한글이 완벽하지 않은 상태로 1학년이 됐어요. 어차피 학교에서 다시 가르친다니 크게 걱정도 하지 않았죠.

담임선생님과의 1학기 첫 상담 때 저는 이런 교육관(?)에 대해 이야기했어요. 담임선생님은 그래도 공부하는 습관을 미리 들여놔야 한다고 했지요. 더 늦게까지, 더 많은 사교육을 하는 아이들도 있으니 당시 아이가 하는 것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라고도 했어요. 굳이 사교육이 아니더라도 공부는 시켜야 한다는 것이었죠.

그래도 저는 제 생각을 바꿀 필요를 느끼지 못했어요. '어차피 1학년인데, 뭘~'이라며 담임선생님의 말씀을 가볍게 넘겼죠.


그러다 2학기 중반부터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어요. 2학기 상담을 통해, 또 학습지 선생님과의 상담을 통해 지금 아이에게 공부를 시키지 않으면 안 된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2학기부터 공부를 잘하는 아이와 그렇지 않은 아이가 눈에 확 띄기 시작한대요. 그 차이는 2, 3학년이 되면 더욱 크게 벌어지고요. 결국 공부를 포기하는 아이도 생겨난다고 해요. 그 조언을 들을 때만 해도 저는 문제의 심각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어요.



한글을 하지 못하면 수학도 할 수가 없어요



2학기 들어서 특히 수학이 많이 어려워졌더라고요. 길어진 서술형 문제를 다 읽을 줄 알아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이해까지 해야 문제를 풀 수 있었어요. 1학기 때는 단순히 가르기&모으기 수준의 문제였지만 2학기 때는 난이도가 갑자기 높아진 듯했죠. 수학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한글도 완벽해야 했고, 수학은 당연히 잘 해야 했어요. 한글이 완벽하지 않은 저의 아이에게 당연히 어려울 수밖에 없었죠.


설상가상, 아이는 자신이 잘 하지 못하니 자신감을 잃었고, 자존감까지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어요. 더욱이 어려운 문제는 풀려고 하지 않고 쉽게 포기해 버렸죠. 그제서야 '문제'라는 것을 인식했어요. 아이에게 '공부하라'는 스트레스를 주고 싶지 않았는데 결국은 '공부를 시키지 않아서' 아이가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것이었죠.


그동안 제 생각이 너무 과거에 머물러있었다는 것을 알았어요. 세상은 이미 많이 변했고, 이미 많은 부모들이 자녀의 공부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을요. 그리고 탄식도 했죠. 정부 차원에서는 선행 학습, 사교육 하지 말라고 하지만 교육과정이 그렇지가 않다는 것을요. 선행 학습이나 사교육을 하지 않으면 보통의 경우 수업을 원활하게 따라 갈 수 없다는 것을 그제서야 알았죠.


한동안은 제 아이만의 문제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그렇지 않더라고요. 저의 아이와 나이가 같은 아이를 키우고 있는 지인도 담임선생님께 수학을 좀 더 가르쳐야 한다는 말씀을 들었다더군요.



1학년이어도 공부를 시켜야 하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아이에게 공부를 시키기로 했어요. 그 시작은 학습지 숙제였어요. 그동안 미뤄두기만 했던 학습지 숙제를 제대로 하기로 한 것이죠. 덕분에 최근 몰라볼 정도로 발전된 아이의 모습을 발견하고 있어요. 저는 공부의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아주 기초적인 방법부터 실천하려고 하고 있어요.




◎공부의 시작은 '습관'을 잡는 것

아이가 보통 하교 후 돌아와서 가장 먼저 숙제를 한 후에 본인이 하고 싶은 다른 놀이를 하도록 지도해야 한다고 해요. 저의 아이는 돌봄교실에 있다가 어학원에 가요. 어학원 수업이 끝난 후 함께 수업을 듣는 친구와 조금 놀다 보면 평균 귀가 시간은 6시 10분 경이예요. 돌아와서 바로 공부를 시키기엔 배가 고플 시간이죠.


결국 씻고 밥을 먹고 나면 7시~7시 30분. 이때부터 아이의 숙제가 시작돼요. 공부를 한 후 본인이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잠자리에 들려면 시간이 터무니없이 부족해요(저는 10시 전에는 자야 한다고 생각하는 주의거든요). 내년에 제가 일을 계속해도 될지 고민이 커지는 것도 이 때문이에요.


그나마 '씻고  밥 먹고 나면 숙제하는 시간'이라는 규칙을 정해놓고 실천하려고 한다는 것에 의의를 두려고요.



◎화를 내기 보다 이해하려고 노력하기


아이의 숙제를 시키다 보면 저는 늘 화를 냈어요. "이걸 왜 몰라!"라며 소리 지르기에 바빴죠. 아이가 모르기 때문이 아니라 알면서도 하기 싫어서 못한다고 하는 게 눈에 보였기 때문이에요. 물론 너무 몰라서 화가 날 때도 있었지만요. 덧셈 문제 하나를 풀면서도 세월아 네월아 시간을 끌고 있는 아이를 보면서 화가 치밀었어요.


제대로 공부를 시켜보자고 마음먹은 후에는 화를 내기보다는 최대한 아이의 입장을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아이가 집중을 하지 못하고 아는 문제도 '모른다'라고 할 때는 주스 한 잔을 주는 등 주의를 환기시키려고 해요. 2~3분의 휴식 시간만 줘도 아이의 집중력은 달라지더라고요. 또 담임선생님, 학습지 선생님, 선배맘들의 조언을 통해 아이가 공부에 흥미를 가질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도 시도해 보고 있어요.



◎공부는 시키는 것이 아니라 같이 하는 것


기존에는 숙제를 시킬 때 "하고 와!"의 방식이었어요. 그 사이에 저는 밀린 집안일을 했고요. 어느 날엔가 공부를 식탁에서 하는 게 좋다는 글을 봤어요. 부모가 있는 곳에서, 부모와 함께 공부를 하면 그만큼 능률이 좋아진다는 내용이었죠.
저도 이제는 "하고 와!"가 아니라 "하자!"로 바꿨어요.


◎집안일은 잠시 뒤로 미루기


저는 아이들과 함께 있는 저녁시간에 늘 집안일하기에 바빴어요. 저녁식사 차리고 치우고 집 정리하고 씻기고 재우고. 빨리 해치우고 쉬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죠.


아이에게 공부를 시키기로 한 뒤로는 집안일을 뒤로 미루고 있어요. 저녁밥을 먹은 후 식탁만 서둘러 치운 뒤 그곳에서 함께 공부를 하지요.
남편에게도 양해를 구했어요. 남편이 퇴근해 돌아왔을 때 집이 난리통 일 수 있으니 미리 각오하고 있으라는 마음으로요(^^;).


◎문제를 풀 때 '초'를 재면 효과가 높아진다


남자아이들은 특히 경쟁심이 세다고 하지요? 어떤 것이든 경쟁을 시키면 잘 한다고 하더라고요. 이는 문제를 풀 때도 여실히 드러났어요. 하기 싫어서 멍한 눈으로 숙제를 하던 아이가 '초'를 센 후부터는 눈빛이 살아나더라고요.


한 페이지의 수학 문제를 푸는 데 30초의 시간을 쟀는데, 아이는 그 시간에 맞추겠다며 빠른 속도로 문제를 풀어갔어요. 30초 안에 문제를 다 푸는 때도, 그렇지 않은 때도 있었지만 아이는 30초의 시간을 이겨보겠다며 적극적으로 임했어요. 30초라는 기준을 정해놓지 않고 한 페이지 다 푸는 초를 재기도 했어요. 페이지를 거듭할수록 속도가 빨라지는 재미를 느껴보라는 의도였죠. 당연히 아이의 학습 능률이 많이 올라가는 것이 눈에 보였어요.


지인의 가족이 초등학교 선생님인데 자녀가 하교를 하면 초 시계를 쥐여주고 수학 문제를 풀게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었어요. 당시에는 '그렇게도 하는구나~'라며 흘려 들었었는데 정말 효과가 있는 방법이었어요.


국어 문제를 풀 때도 '초 세기'를 적용할 수 있어요. 긴 지문을 읽을 때 시간을 체크하는 것이죠. 아직 국어는 수학에 비해 어려워하지만 처음보다 많이 나아져 놀라울 때가 많답니다.



◎국어 지문 읽을 때는 한 줄씩 또는 틀릴 때까지


글 읽는 실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되는 방법이지요. 제 어릴 때를 떠올려보면 학교에서도 한 줄씩 읽기 혹은 틀릴 때까지 읽기 같은 방법으로 책을 읽었던 기억이 나요. 어떻게든 더 읽으려고 집중했던 기억이 나는데요. 그래서 아이와 그런 식으로 읽는 거예요. 학습지 선생님이 추천한 방법이기도 하고요.


아이와 한 문장씩 읽기도 하고, 틀릴 때까지 읽기도 하는데 아이가 굉장히 재밌어하더라고요. 틀리면 아쉬워하면서 어떻게 해서든지 더 많이 읽으려고 하는 모습을 보면서 뿌듯하기도 해요.



◎숙제 다 하면 자기 전까지 "하고 싶은 것 다 해~"


이렇게 숙제를 한 이후에는 아이에게 철저하게 자유시간을 줘요. 이것도 공부의 습관을 들이는 하나의 방법이죠.


저희는 매일 밤 잠자리에 드는 시간을 정해놓고 그대로 실천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숙제를 빨리해야 자기 전 놀 수 있는 시간이 더 길어져요. 덕분에 아이가 더 빠르게, 집중해서 숙제를 하려고 하는 것도 같아요.



◎주말 아침엔 책 두 권 무조건 읽기


담임 선생님이나 학습지 선생님이나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것이 있었어요. 바로 '책 읽기'였죠. 책 읽기는 비단 선생님들 뿐 아니라 여러 전문가들이 중요하게 이야기하는 것이기도 하죠. 그런데 실천은 왜 쉽지 않은걸까요.


저는 매일 한 권의 책은 읽어주려고 노력하고 있고요(안 그런 날들도 있지만요), 주말 아침엔 아이가 스스로 책 두 권 이상은 읽을 수 있도록 하고 있어요. 평일에 공부 열심히 했으니 주말에는 하고 싶은 것 하면서 쉬는 시간을 주고 있는데, 그 쉬는 시간을 즐기기 위해선 아침에 책 두 권은 무조건 읽도록 한것이죠.


아직 아이가 한글이 서툴기 때문에 글밥이 적은 책을 읽으라고 권하고 있는데요, 글밥이 적고 내용이 쉬우니 아이가 더 자신감을 갖고 읽을 수 있는 것 같아요.




 

아이의 숙제를 시키면서 제가 겪는 어려움들도 있는데요, 그중 가장 큰 것이 요즘 학습 트렌드를 이해하는 것이었어요. 저는 주입식 교육을 받은 사람인데 요즘 아이들은 주입식이 아닌 과정을 중시하는 교육을 받더라고요. 그래서 수학 문제 하나를 푸는 데도 그 과정이 중요한 거예요. 저는 그냥 답만 딱 내놓고 끝이고요. 그런 방식을 제가 먼저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아이의 숙제도 봐줄 수 있기에 제 입장에서는 초기에 다소 어려움이 있었어요.


집안일 끝나는 시간이 늦어진다는 것도 어려움 중 하나예요. 그렇지 않아도 밤 늦게까지 처리해야 할 일들이 많아서 새벽 2~3시에나 자곤 했는데 그 시간이 더 늦어지더라고요. 어떤 날은 너무 피곤해서 집안일이고 해야 할 일이고 아무 것도 못하고 잠들기도 했어요. 아이의 공부를 시키려면 부모의 체력도 좋아야 한다는 것을 가슴 깊이 느꼈답니다(^^;).


석 달째 이렇게 공부를 시키고 있는데 요즘은 아이가 문제 푸는 속도나 정확도가 높아 깜짝 놀랄 때도 있답니다. 아이의 자신감도  많이 높아졌고요. 아직 가야 할 길이 멀지만 이렇게 조금씩 하다 보면 몰라보게 달라진 아이를 만나게 되지 않을까요~?




+ write 이미선
리드맘 메인 에디터로서 <독박육아맘의 애 키우는 이야기>를 연재하며 <가끔은 엄마도 퇴근하고 싶다>를 집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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